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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새들의 합창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

by simplicity 2022. 3. 23.

 

 

아침 일찍부터 새들이 쉴 새 없이 지저귑니다. 

 

미국에 살게 되면서 가진 작은 꿈 하나가 데크 있는 집에서 야외용 의자를 사서 아침이나 오후에 조용히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풍경 감상하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 소망을 드디어 올해 이뤘고, 감상용 데크 의자도 코스트코에서 저렴한 것으로 장만했습니다. 

 

이렇게 나의 작은 소원풀이를 하기 위해 아침과 커피를 데크에서 즐기고 있는데, 무언가 한 무리들이 즐거움과 웃음을  주었다가 굉장한 소음을 불러일으켜 나의 소소한 감상을 깨뜨린 [새 놈들을] 고발해볼까 합니다.

 

검은색-철제-프렘임-야외-의자와-녹색-푸른색-나뭇잎-방석이-보이는-모습
소소한 힐링의자

 

요즘따라 새 얘기를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봄이 되면 이곳에는 각종 새들이 몰려옵니다. 3월 초가 되자마자, 기가 막히게 여러 종류의 작은 새 무리들이 날아와서 그저 신기할 뿐이랍니다. 물론 이곳 사람들은 당연한 풍경이건만, 저 같은 사람에겐 인생에서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에 촌스럽지만 놀라울 뿐이랍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새는 주로 4종류였습니다. 비둘기, 까치, 까마귀, 갈매기! 

이 지구 상에는 이 4가지 새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 살게 되면서 이름 모를 예쁘고 희귀한 새들을 많이 만나면서 '왜 한국에는 놀러 오지 않니?'라고 새에게 물어봅니다.( 🐤새황당!)

 

갈매기를 언급하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잠시 샛길!). 미네소타는 중부내륙지방이다 보니 바다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곳에도 갈매기가 찾아온답니다. 미시시피 강, 큰 호수 주변으로 갈매기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개체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한 여름 강 주변으로 심심찮게 갈매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 갈매기가 먹이 잡을 때 물에 잠수하는 모습도 정말 장관인데, 찍어둔 영상이나 사진이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마른-나무-가지-위-청설모-새가-앉아있는-모습
나무 위 세입자들

 

데크 의자를 처음 개시하는 여느 아침이었습니다. 

저희 집 뒷마당에 있는 크고 높게 자란 나무에 새와 청설모가 벌써 세를 놓고 무단으로 들어와 앉아있습니다. 사이좋게 가지 사이로 옮겨 다니며 다니는 모습이 귀엽지 말입니다. 

 

몇 번 눈으로 구경하다가 잠시 명상을 즐기려는 중간에, 새들의 수다가 너무나도 시끄러워 몇 번을 눈을 감았다 뜹니다. 제 주먹만 한 작은 크기의 새들이 어찌나 빠르던지, 민첩하게 몇 번을 제 앞을 왔다 갔다 비행하며 저만의 시간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그들에겐 제가 적이거나 방해꾼이라 생각된 모양입니다. (모이를 내놓으란 말이야!! 닝겐!!) 

 

정말 셀 수 없는 새들이 이 나무 저 나무 정신없이 여러 번 왔다 갔다 비행하며 다양한 새 언어를 내뱉는 소음에 지쳐갈 즈음에 한 마리 새가 눈에 들어옵니다. 벌써 1분째 한자리에서 털 목욕을 하는 새가 눈에 띕니다. [푸드득~ 푸드덕!] 요란하게 털을 털어내는 바람에 생각했던 것도 잊어버리게 되고 결국 그 새를 관찰하기로 합니다. (엄청 깔끔한 새인가 봅니다!) 

 

새털 목욕하시는 새님

 

새들의 단체 떼창은 지붕 위로 내리는 빗소리도 새들의 목청이 이깁니다. 남편도 이 정도로 많은 세 떼창은 살면서 처음 들어본다며 일을 하다가 놀라서 나와봅니다. 한 일주일 동안은 새소리로 귀 정화된다고 기분이 좋았지만, 솔직히 요즘은 새들이 제발 다른 집에서 지저겼으면 하는 검은 속마음이 있습니다. 😏

 

앞마당에 [로빈]이 찾아왔습니다.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새라고 시어머니가 알려주신 새입니다. 신기하게도 겨울 끝에 로빈을 최초 발견한 이후로, 다른 종류의 새들도 속속들이 돌아오고 날씨도 봄을 향해 변신을 준비한답니다. 정말 자연의 모습과 시간은 놀라울 뿐입니다. 

Amerian Robin(미국 지빠귀) 
크고 둥근 몸체, 긴 다리 및 상당히 긴 꼬리를 가진 상당히 큰 노래 새입니다. 

잔디밭-갈색-검은색-작은-새두마리-모습
로빈 두마리

먹이가 있지 않을까? 하고 앞마당으로 6-7마리의 로빈이 찾아왔습니다. 배고픈 새들을 위해 새 모이통을 달아놓아 둘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망설이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저희는 특히 남편이 미국에 다시 돌아와 살기 시작한 이후로 새 x 테러를 많이 당해서, 요즘도 새들이 우리 머리 위로 비행할 때 멈춰서 하늘을 보고 뒤로 물러나 새를 피하는 웃지 못할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진심입니다!) 

 

신기하다고 예쁘다고 마냥 새를 받아들일 순 없잖아요! 약간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들이 우리에게 X을 투척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한다면 새 모이를 기꺼이 헌정할 마음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조용히 말하기!🤣🤣🤣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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