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다양한 취미가 많지 않습니다. 취미라는 게 어떻게 키워야 할지? 조금이라도 배워보고 싶은 취미는 돈이 많이 들고? 그렇다 보니 다음 기회로 미루었지 말입니다. 그래서 '내 취미는 ooo라고' 말할 것이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취향이 취미라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석 모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의미 있는 오너먼트의 자석이라면 아낌없이 사서 혼자서 보고 만족하고 모아두는 것만으로 즐거운 행위입니다.
보통 이 자석을 배치해둔 곳이 냉장고였습니다. 그러나 냉장고나 컴퓨터 등 전기가 흐르는 전자제품에 자석을 계속해서 붙여두면 전자기기가 빨리 고장 난 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들어왔으나, 나의 자식 같은 자석들을 이동시킬 자석보드를 찾기 전까지는 옮길 생각이 없었죠! 😅
지난 3월 초, 미네아폴리스, 미네소타에 있는 아이키아에 가서 영감이 드는 자석보드를 드디어 찾았습니다. 휑하던 거실 벽에 예쁜 액자 대신 자석보드를 달고 냉장고에서 전류를 빨아먹고 있던 자석들의 대이동을 시켰습니다.
미국에 있는 소품 파는 매장을 다 샅샅이 둘러봐도 자석보드를 예쁘게 파는 곳이 눈에 잘 안 띄더군요! (보통 하얀색 자석 매직 칠판 같은 것들만 팔더군요 ㅜ )
다행히 아이키아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자석보드를 냉큼 꺼내서 집으로 함께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가격도 $12.99 저렴하고, 무엇보다 디자인도 칠판형이 아니라서 마음에 듭니다.
미션 : 못알못 남편의 못 박기
목수가 되기엔 자질이 턱없이 부족한 남편의 못 박기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자신 있게 드릴을 들고 다짜고짜 나사를 힘으로 벽을 뚫는 남편이, [못이 잘못됐다며] 약간의 신경질 증세를 보입니다.
옆에서 보다 못한 내가,
"이런 딱딱한 벽은 긴 드릴로 먼저 못이 들어갈 자리를 뚫어줘야 들어가!"
그러자 드릴을 달라고 손짓을 건넵니다. 못 크기에 맞는 드릴을 손에 쥐어주자 정말 쉽게 잘 뚫리는 벽을 보고 그제야 통쾌하게 웃는 남편입니다.
드릴로 뚫어둔 자리에 나선형 나사들도 이 자리가 맞다는 듯 정사각형 프레임의 양 꼭짓점 4개 자리에 아무 반항 없이 안전하게 장착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춘다고] 드릴을 뚫는 동안 남편을 향해 칭찬을 계속해줬더니 드디어 이 양반 자신감이 샘솟는지 뿌듯해하며 웃습니다.
보통 거실로 들어오는 입구에 사진이나 예쁜 그림을 걸어두는 데, 저희는 저희의(제가 주장하고 있음) 취미를 당당히 걸어보았습니다. 사시사철 늘 새로운 것으로 채워 넣으며 창의적인 공간이 될 것 같지 말입니다!
냉장고에 붙어 놓았을 때는 수집한 자석이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자석보드에 옮기고 보니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앞으로 예쁜 자석도 만들고, 여행도 다니면서 자석을 더 모아두어야겠다고 드림 위시리스트에 추가해봅니다.
취미가 뭔지 잘 몰랐지만 좋아하는 취향이 먼저 탐색해보고 평소 좋아하고 이미 하고 있던 행동들을 찾다 보니 그게 취미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취미 발굴에 힘을 기울여야겠다 생각해봅니다.
바로 나를 알아가는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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