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간질한 주말

요즘은 일상이라고 공유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집콕을 하면서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 일상입니다.  

 

아! 한 가지 하나가 있다면 간질간질한 주말을 보낸 우리 집 양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간지러워 죽을 것만 같아요! 

 

팔 수술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요즘 새로운 변수의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피부 발진인데요! 수술 부위를 감싸 매고 있던 삼각대(Sling)가 깨끗하지 않았는지, 상처 부위에 붙인 테이프에 감염이 되었는지 몰라도 어느 날 갑자기 수술을 한 팔 주위로 시작이 된 발진이 얼굴로 번지면서 감당이 안될 정도로 벌에 쏘인 듯 부은 얼굴이 되었답니다. 

 

놀란 가슴 안고 이번에야말로 말로만 듣던 응급실을 직접 방문해서 체험을 해봤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희 부부에게 지정된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주치의를 배정받지 못해서 응급실이 최선이고 가장 빠른 길이라는 가족들의 조언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갑니다. (응급실 다녀오고 나서 다행히 주치의를 배정받았습니다!)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Physician) 
초기 진료 혹은 기초진료. 일반적으로 한 개인이나 가족을 최초로 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의사가 초진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긴급처방을 실시한 다음 다른 전문의에게 환자의 진료를 위탁하거나 혹은 환자의 지속적인 건강진단, 만성질환의 계속적인 치료를 담당하는 주치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 백과)

 

응급실 입구

응급실 대기실에서 우리가 들어온 시간으로부터 몇 분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니터로 보여줍니다. 응급실은 이런 걸 하나하나 보여주나 보다 하고 신기해하면서 '한없이 기다려야겠구나~' 하고 멍을 때리고 있으니 저희를 부릅니다. 기다린 시간 30분! (다른 분은 1시간 30분째 대기시네요ㅠ) 

대기한 시간 알려주는 알림

 

그렇게 응급실에서 주사와 처치를 받고 약을 한 다발 싸들고 6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제는 큰 병원 갈 때마다 기다리는 게 더 무섭고 장기전에 대비해서 큰 가방과 물을 들고 가야 한다는 걸 한 수 배우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온전히 간지러움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간질간질~~ 간질간질~~ 

 

병원에서 정확하게 감염인지? 알레르기인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약을 처방받고 오니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주와 이번 주 피부 발진으로 온몸에 간지러움의 고통을 겪는 남편을 보면서 알레르기가 이렇게 무섭구나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긁고 싶어도 긁을 수 없는 그 심정은 본인이 아니면 모르는 일이니까요!  

 

팔 수술할 때보다 피부발진으로 더 고생하는 남편은 요즘 새삼 우울한 표정에 안타깝습니다. 참 해맑은 양반인데 아프니까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이 더 안쓰럽더랍니다. 

 

주말에는 시부모님이 오셔서 남편 상태도 보시고 조언도 해주시고 힘을 듬뿍 주고 가시니 남편은 힘이 납니다! 다행인 것은 타국에서 아프지 않아서 가족들의 위로를 받으니 더 외롭지 않은 싸움이라 다행이죠! 

 

+

 

갑자기 이야기를 다른 곳으로 빠져볼까 합니다! 

남편이 한국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저희는 연애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남편이 살았던 집에는 침대 없이 바닥에서 이불을 깔고 한국식으로 생활해야 하는 좌식생활 문화로 인해, 결국 허리 근육이 뭉치고 아파서 제대로 펴지를 못해 응급실을 달려간(이때부터군요!) 한국 생활 첫 신고식을 세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플 때는 가족들이 더 그립고 집밥도 그립잖아요! 첫 타지 생활에서 만난 낯선 변수들을 이겨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노력했지만, 좌식생활은 결국 이기지 못해 다른 집을 구해야만 했었습니다. 사실 가장 큰 변수는 겨울철 동파로 인해 대중목욕탕 경험을 끝으로 집을 옮겨야겠다고 결심합니다(모두가 자신을 쳐다보기에 민망쓰해서 씻다 말고 금방 뛰쳐나왔다고 전합니다🤣). 첫 한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살던 집은 한국사람도 살 지 않을 그런 집에서 살았으니 그 고생은 또 말을 못 합니다. 

 

옛날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지금을 돌아보니 남편이 아플 때는 항상 아이가 되고, 예민한 몸이었구나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푸드테라피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 발진이 일어날 때 '조심해야 할 음식'과 '도움이 되는 음식'을 분류하여, 조금이라도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조심해야 할 음식 

 

• 우유 및 유제품(치즈) : 우유 대신 오트(넛츠) 우유와 아이스크림 대신 과일 아이스 바로 대체합니다. 
• 밀가루 식빵, 밀가루로 된 면도 조심하고 
• 시리얼도 조심하라고 해서 오트밀로 대체를 합니다. 
• 설탕 또는 절임 설탕이 함유된 음식(잼, 소스류 등) 
• 햄 또는 샌드위치 햄

 

도움이 되는 음식 

 

• 적색 포도, 사과 등 비타민 함유량이 높은 과일류
• 무가당 식품 : 키토(KETO) 초콜릿 등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 녹색 채소( 브로콜리, 양배추, 레디쉬, 파슬리 등) 
• 오메가-3 생선류 등

비타민 듬뿍 과일 아이스바

피부 발진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음식으로 조심하고 조절해봅니다. 위의 사항은 저희가 현재 지키고 있는 사항들입니다. 사실, 피부 발진이 일어나기 전에 저희가 '치즈를 좀 과다하게 많이 먹어서 그런가?' 하고 치즈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입니다!) 

 

샐러드를 준비해줄 때도 드레싱 소스 없이, 최대한 음식의 간은 싱겁게 준비해서 주니 잘 적응하고 먹습니다(브로콜리 빼고요!). 

 

수술 끝나도 다른 변수가 찾아올 수 있으니, 다음부터는 위생에 항상 신경 쓰고 음식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간질간질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남편은 다음 주에는 피부 발진이 완전히 깨끗이 사라지길 희망해봅니다! 😄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