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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올해 첫 눈폭탄이 내렸어요~

by simplicity 2021. 12. 13.

 

 

다운타운-거리에-눈이-내린-모습
눈오는 거리

 

 

Winter is Coming

 

 

미국으로 이민 온 첫 해 겨울에, 

만나는 미국 사람들마다 대화의 시작에는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이라고 

농담하듯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만나는 사람 열에 아홉은 모두가 '이 대사'로 시작했었다. 

 

Winter is coming 대사는 '왕자의 게임(Game of Thrones)' 드라마로, 첫 에피소드 첫 회에 대박을 쳤던 대사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다. 

왜 다들 드라마 대사를 얘기하는지를~ 

알고 보니 이게 미네소탄들만의 유머 코드였고, 그만큼 겨울준비를 '단디' 대비하라는 덕담이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우리는 정말로 혹독한 겨울을 맞이했었다. 

한 달 내내 내리는 눈과 -30C 체험은 세상 처음 겪어보는 혹한기 겨울 신고식이었다. 

결국엔 차 배터리가 나가서 자동차 보험회사를 하루 종일 기다렸었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흰 눈-사이로-걸어가는-남자-모습
첫 해 신고식

 

금요일 저녁에 내린 눈

 

오후 4시 즈음부터 눈이 막 쏟아져 내렸다. 

일기예보에서 6~12인치 정도 내릴 거라고 주의하라는 경보가 떴다. 

 

원래 이곳은 10월부터 눈이 조금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데, 올해 유난히 따뜻해서 그런지

눈이 내릴 기미가 안 보여 좋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12월이 시작되자마자 그동안 안 내렸던 눈을 몰아서 내리기 시작했다.  

강 위에-하얀-눈-얼음이-떠다니는-모습
살얼음 동동 미시시피강

 

미시시피 강변 쪽으로 걸어 나오니 눈 내리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었다. 

흩날리는 눈발과 얼음조각들이 강 위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은 다시 봐도 신기하다.

 

다음 달이 되면 미시시피 강은 완전히 꽁꽁 얼어서 얼음 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다.

곧 있으면 강 위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강 위-얼음조각과-가로등-위로-눈이-내리는-모습
바람에 날리는 눈발

 

한참 걸어가고 있는데 등 뒤에 '퍽'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남편이 눈싸움을 걸어왔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우리 둘이서 미친 듯이 눈싸움 한 판을 했다.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신나게 웃다가 갑자기 민망함이 몰려오는 포인트가 있다.  

다시 정신 차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히 걸어서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도로에-하얀-눈이-내린-모습
눈싸움

 

다운타운으로 들어오니, 

핼러윈 축제가 끝나고 자기 관을 못 찾았는지

해골이 차가운 벤치에 처량히 앉아서 눈을 맞고 있다. 

이런 블랙 조크 감성 재미있다. 

빨간조명-흰눈이-쌓인-벤치에-해골이-앉아있는-모습
눈 맞고 있는 해골

 

눈이 얼굴을 때려서 아프고 축축 젖었는데도

트리는 꼭 보고 가야 한다며 

사진 한 장 찍고 얼른 집으로 향했다. 

큰 트리-위에-별-노란-전구가-보이는-모습
크리스마스 트리

 

▼ 눈 내리는 미시시피 강변 모습 

살얼음 둥둥 미시시피 강 

 

- 다음 날 아침 

 

6인치 이상 눈이 내리는 날은 무조건 주차장에 주차한 차를 10시까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차를 안 옮길 시, 견인을 당할 수 있으니 귀찮다고 뭉개면 안 된다. 

 

간밤에 눈이 많이 내리긴 내렸나 보다. 

밟을 때마다 발이 푹푹 내려간다.

으~ 차가워~~~😲

주차장에-주차된-차 위로-흰눈이-쌓여-보이는-모습
주차장에 쌓인 눈

 

우리 차에도 눈이 소복이 덮여있다.  

이 정도 높이로 덮인 눈은 치우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눈 치우는 직원이 제설차를 몰고 와서 우리 주위를 계속 왔다 갔다 하며 치우니 더 마음이 급해진다. 😱

천장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충 눈을 털어내고 주차장을 빠르게 벗어났다. 

자동차-위에-흰 눈이-덮인-모습
눈 덮인 차

 

아침부터 눈치 우느라 식겁한 우리는 맥도널드로 향했다. 

가는 길에 눈 치우는 큰 제설차가 지나간다.  

역시 기계로 치우니 금방 깨끗해지는 듯하다.  

 

사실 이것보다 더 큰 눈 치우는 차도 있는데, 보통 고속도로에서나 볼 수 있다.

눈 오는 날 큰 제설차가 우리 옆을 지나갈 때면 정말 다리가 후덜덜거린다. 😰

도로 위에-눈치우는-기계와-맥도날드-사인이-보이는-모습
제설차 

 

도로마다 사람들이 나와 집 앞 눈 청소하느라 바쁘다. 

이럴 때는 주택에 살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 생각이 된다. 

하지만 언젠간 우리의 모습이겠거니 상상하며 눈 치우는 작전을 미리 세워본다. 

 

-

 

눈 치우는 게 너무 귀찮으니 

부디 올해는 눈이 조금만 더 적게 내렸으면 하고 작은 소망을 걸어본다! 😊

 

눈 쌓인-사이드-눈청소하는-사람과-검정색-차가-지나가는-모습
눈치우는 사람들

 

▼ 눈 내리는 다운타운 모습 

다운타운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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