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강 위에 떠있는 집,
어떤 이에게는 휴가철 휴식을, 어떤 이에게는 직접 사는 집이기도 한 곳! 위노나의 랜드 마크인 보트 하우스가 있는 해변을 거닐며, 물 위에 떠있는 다양한 집을 눈으로 담아 보았다.
물 위의 보트 하우스
보트 하우스...
수상 가옥이 맞는 말일까? 하지만 동남아의 수상가옥과는 다른 형태의 모양이다. 수상가옥처럼 물속에 박힌 지지대가 없고, 물 위에 뜰 수 있는 부유물 위에 일반 가정집을 만들어 올려진 형태를 하고 있다.
위노나 시내 레비 파크에서 강 건너편을 바라보면 보트 하우스 몇 채가 강 위에 떠 있는 게 보인다. 저 집은 뭘까? 도대체 누가 사는 것일까? 사람이 살 수 있을까? 하고 늘 궁금해한다.
미시시피 강 주변에는 작은 배나 요트들이 많이 지나간다. 흘러가는 강 주변을 구경하다 보면 해변마다 정박이 된 큰 집이 보인다. 처음 보트하우스를 보고는,
"아~ 낚시터 같은데? 한국에도 큰 낚시터에서는 저런식의 방갈로 있어!"라고 말을 했다가 그 말을 취소했다. 왜냐하면 낚시터 모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낚시터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고,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아무 곳에서나 낚시가 가능하다)
내가 살아온 환경은 마당있는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배 위에 떠 있는 집에서 산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 특히 태풍이나 폭우가 내릴 때, 눈이 많이 내려 강이 꽝꽝 얼었을 때는 어떻게 대비를 하는지가 궁금하다.
누군가의 주택을 스토커같이 쳐다보는 것이 크나큰 실례인 걸 알면서도 사진 찍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
보트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
아마 여름철 휴가나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겨울에는 조용하다가 여름휴가철이 되면 보트 하우스 주변에 정박된 배나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눈으로도 확인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트 하우스에 사계절 상주하여 사는 사람들이 있다.
1년 전, 지역에서 운영하는 영어 수업을 들으러다닌 적이 있다. 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마가렛'이 결혼 후 가족들과 몇 년 동안 보트하우스에서 살았었다고 말을 했다. 우리는 수업 중 모두 너무 놀라서 보트하우스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했던 기억이 난다.
"마가렛 : 겨울은 난방이 잘 되지 않아서 조금 힘들지만 여름과 가을이 아주 좋아~ 그리고 언제든지 우리 보트를 타고 원하는 곳으로 여행할 수 있는 이동의 자유로움이 참 좋았지!"
라며 여름 물 풀이 크게 자란 풀 숲을 지나다닌 멋진 풍경에 대한 에피소드 얘기해주었다.
주택도 많은데 왜 보트 하우스를 선택했을까?
보트 하우스에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난방과 수도, 화장실 모두 오프 그리드(독립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는 생활방식) 시스템이 기본이다.
남편의 대학원 동료 한 분 중 재학 당시 보트하우스에서 사는 에피소드를 얘기해준 적이 있다.
"남편의 동료 : 샤워실이 없어서 나무에 샤워백을 걸고 샤워를 해~ 샤워백을 뜨거운 물에 데워두면 따뜻한 물이 나오니까 괜찮아~ 대신 밖에 깜깜하기 때문에 빨리 씻고 마무리해야 돼~"
라고 얘기해준 시점이 추운 한 겨울이었다. 나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은 없지만, 남편의 동료분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에피소드 일 것 같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수도와 화장실, 난방 등을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불편한 삶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활을 추구하는 이유는 뭘까?
경제적인 자유와 재산 비과세, 그리고 물 위에서의 자유로운 생활 등등의 이유들이라 추측을 해본다. 각자 개인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니, 어떤 추측이나 예단을 할 이유가 없다.
보트하우스는 미국 전역마다 강이 이쁜 마을에는 보트하우스 커뮤니티가 있다고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경치는 정말 끝내줄 것 같다!
보트 하우스 해변
여름에는 폭죽과 캠프파이어 그리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보트하우스의 아일랜드는 마치 고립된 듯한 느낌이다.
조용한 해변가에 아저씨 한 분만 의자를 펼쳐 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그래도 무언가 분위기 있고 좋은 것 같다.
아일랜드 입구 해변과 보트하우스를 한참을 구경한 후, 아일랜드 구역 안에 새로 생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 길로 산책을 가 보았다.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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