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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남편이 회사에서 받은 두가지 선물

by simplicity 2021. 10. 16.

이달 초, 남편 회사에서 두 개의 선물이 집으로 도착했다. 남편이 미국으로 돌아온 후 처음 일해보는 회사라서 기대도 되고, 처음으로 미국 사내 직원 복지를(?!) 제공받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첫 번째 선물 

띠리링~🎵

 

재택근무하는 남편의 컴퓨터 모니터 너머로 이메일 하나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회사에서 직원 전체 공지 메일이 왔다는 메시지다. '수고한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쿠키'를 집으로 배달되니 그래서  맛있게 먹으라는 메일이었다. 

 

"나 : 오~~ 회사 창립 기념일이야?  선물을 보내준다니 참 고마운 일이네~ 그래서 쿠키는 몇 개 보내준대?ㅋ"

 

"남편 : 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몰라~"

 

"나 : 많이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이튿날 오후,  남편이 우편함을 확인하러 나가서 작은 택배 봉투 하나를 털레털레 들고 들어왔다.   

 

"남편 : 택배 도착했어!!"

 

"나 : 우와 신나~~ 빨리 확인해보자~" 

 

우리는 신이 나서 내용물을 달랑 달랑 흔들어 보았다. 🤩

 

택배 봉투를 정성스레 열어 쿠키를 꺼내고 다른 한 개를 또 꺼내려고 봉투 안을 더듬어 보고 뒤집어 보아도 또 다른 쿠키는 없었다. 

 

"나 : 엥? 이게 다야??(매우 실망한 얼굴 표정을 하고 있었음)"

 

회색테이블 위-브로셔-종이-쿠정사각형 박스-봉지에 포장된-쿠키가-있는-모습
첫번째 선물 

 

달랑 쿠키 한 개!!!!!!!! 😱

 

 

"나 : 너 혹시 회사에서 잘못한 일 있니?ㅋ" 

 

"남편 : 그런 일 없어! 직원 모두에게 똑같이 전달하는 선물이야~ 그런데 이건 조금 당황스럽네~"하며 시무룩해 했다. 

 

남편의 변은 일하는 직원이 몇 천만명이 넘는 큰 회사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자기 스스로 변명을 해본다. 그럼 여기에서 멈춰야 하는 나의 입은 '라떼는 말이야, 한국에서 일했었을 때 회사에서 주는 직원 선물 같은 거는 정성스러운 선물 박스 같은 걸로 받았어~' 라며 라떼 꼰대를 부리기 시작했다. 

 

남편도 듣기 싫었던지, '나도 알지, 나도 한국에서 일했었잖아~' 라며 나에게 펀치를 날렸다! 정신이 번쩍 뜨인 나는 얼른 사과하고 쿠키가 맛있겠다며 얼른 먹어보자며 기분을 달래주었다. 

 

파란색-접시 안- 오색색깔-슈가-쿠키가-담겨있는-모습
 쿠키 한 개

쿠키를 접시 안에 담고 반을 가른 후 먹어 보았다. 맛은 달달한 슈가 쿠키였다. 정말 다행인 것은 맛이 있어서 정말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  맛이라도 없었으면 진짜 "234%^%$#$65765" 욕을 8천 개 날릴 뻔했다. 

 

파란색-접시 안- 오색색깔-슈가 -쿠키-반으로-갈려있는-모습
반으로 나눠 먹은 쿠키

 

 

두 번째 선물 

띠리링~ 🎵

 

남편 컴퓨터 모니터로 메신저가 또 하나 떴다. 

 

직장상사가 보낸 선물이라고 확인해보라는 메일이었다. 우리는 쿠키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별 크게 감흥이 오지 않았다.  

 

그날 오후, 남편이 택배 박스를 들고 집으로 올라왔다. 또 이상하게 기분이 '박스를' 보니 괜스레 궁금해진다. 😏

 

"나 : 쿠키보단 큰 게 들어있겠네~ 기대해도 되겠는데~"

 

"남편 : 니키(상사)가 나한테만 특별히 보내준 거라고~ 이번엔 괜찮을 거야(자부심 뿜 뿜😉)"

 

아이보리 테이블-파란종이박스-안-카드-후추가는기계-손전등이-담겨있는-모습
두번 째 선물

 

라고 말하고 박스를 열어 선물을 확인한 남편은, 갑자기 내 얼굴에 작은 손전등을 비추며 "이게 다야(This is it!)"라고 허탈해한다. 

 

"나 : 세상에나 마상에나~ 세상 좋은 물건도 많은데 웬 손전등?" 

 

아이보리 테이블-카드-후추기계 박스-후추가는기계-손전등이-올려놓인-모습
후추기계와 손전등

 

잠시 후 택배 박스 밑에 가려진 얇은 박스를 꺼내어 보니 전동용 후추 가는 기계(?!)가 같이 들어있다. 그것도 전원을 켜면 LED 불도 들어오는 제품이었다.

 

"남편 : 니키가 직접 자기 사비로 사 준거라서 쿠키보단 훨씬 퀄리티가 좋네~ㅎㅎ" 

 

"나 : 통후추 가는 기계 이거 은근히 비싼데~ 잘됐다~ 맛있는 요리나 해 먹자~" 

 

단전 밑에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우리 모두 눌러 참으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줬다. 솔직히 첫 번째 선물보단 유용하고 의미도 남는 것 같아 좋다. 특별히 니키가 마음담아  동료인 남편에게 보내준 것이기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파란색-손전등-손으로-들고있는-모습
손전등 불 크기

 

통후추 가는 기계는 주방 구석에 전시를 해두었고, 손전등은 남편의 장난감이 되어서 수시로 심심할 때마다 나에게 조명을 쏘아댄다~ ㅋㅋ조명의 불이 은근히 쎄서 나중에 어디에 숨겨둬야겠다~ 😁

 


 

나도 미국에서 직장 경험이 없어 잘 모르지만(알바만 해봐서 잘 모름), 알고 보니 미국에서 직원들에게 선물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남편을 좋게 봐줘서 챙겨주는 거라 하니(두 번째 선물 케이스)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여야겠다.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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