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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호기(Hoagie) 샌드위치 그리고 풋볼게임

by simplicity 2021. 10. 12.

지난주 남편과 난 서로의 일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토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일이 마무리가 되었다. 그날 오후, 바람을 쐬러 레비 파크 주변을 배회하다가 우리가 좋아하는 어쿠스틱 카페에서 호기 샌드위치와 칠리수프를 간단히 먹으며 토요일 오후를 마감하기로 했다. 

 

테이블 위-샌드위치-바구니-수프 두개-Acoustic Cafe-글자-모습
Acoustic Cafe 

⨳ 주말 오후 거리에 모인 사람들  

토요일 늦은 오후,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쌀쌀할 줄 알고 점퍼를 입고나왔는데 외려 후덥지근하다. 올해 유난히 10월은 덥게 느껴진다. 수시로 변하는 날씨가 글로벌 워밍을 실감한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자마자 인파들 소리가 들린다. 위노나는 4년제 대학교가 두 군데나 있어서 주말마다 학생들이 모여 파티를 하며 놀고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더 시끄럽고 그 수도 더 많아 궁금해 남편에게 물어보니, 오늘이 대학교 풋볼팀(미식축구) 경기 파이널 게임 날이라 모두 모여 경기를 함께 구경하거나 바(Bar)에 모인다고 한다. 

파란색-warrior-로고-포스터-모습
풋볼게임 포스터 

미국인들에게 풋볼은 아주 중요한 문화이다. 풋볼을 아느냐? 모르느냐?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에 따라 당신은 인싸가 될 수도 아싸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면 풋볼을 미리 알아두면 쉽게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풋볼도 하키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잘 살아가고 있으니 아싸여도 살아가는 데는 별 지장은 없다. 

 

레비 파크 공원에 도착했는데 축제 부스들이 세워져 있다. 올해는 유난히 주말마다 축제가 매주 열리는 듯하다. 아마 작년 코로나로 취소된 축제를 올해 한꺼번에 몰아서 다 열리는 듯하다. 매주 볼거리가 생기니 거리에 생동감이 돈다. :)

공원-축제-부스-사람들-걸어다니는-모습
레비파크 

레비 공원 광장 한 곳에 공연장이 세워져 있고 그 주변으로 원을 그려 사람들은 저마다 의자를 가지고 나와 앉아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 축제는 '카슈 비엔(Kashubian Festival) 축제' 카슈 비엔 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콘서트 공연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본 축제이기도 하지만 참가자들이 노인분들이 많은 것을 보니 나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아는 노래들로 공연이 이어지는 것 같다.  

 

미국에서 살면서 새로운 점을 별견한 게 있다면 이렇게 야외축제를 하거나 야외 공연을 보러갈 때, 의자는 꼭 본인 것을 들고 와야 한다. 특별히 관객을 위한 의자 제공이 없다(있어도 많지는 않다). 이것을 공공의 매너로 서로 간 오랜 시간 합의가 된 부분인지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 마다 개인 의자를 어깨에 메고 와서는 자기 앉고 싶은 자리에 펼쳐 앉는다. 

 

정해진 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편안한 장소에서 공연을 보는 것! 다음 기회에 꼭 이런 신선한 체험을 해 보고 싶다!

 

공원-The levee-공연장-주변-사람들-모습
공연장 

부스 속으로 걸어 가는데 맛있는 냄새가 유혹을 한다. '블루 덕'이라는 오리고기를 스테이크로 구워서 파는 푸드 트럭에서 저녁을 해결할까? 하다가 우리는 어쿠스틱 카페에 앉아서 먹는 게 낫겠다 싶어 카페로 향했다.  

공원-축제부스-사람들-구경하는-모습
부스 

 

⨳ 어쿠스틱 카페 (Acoustic Cafe) 

 

우리가 위노나에서 제일 단골로 가장 좋아하는 카페다. 카페 이름답게 가게 안은 엔틱스러운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다. 그리 세련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편안한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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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카페 입구  

어쿠스틱 카페에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호기(Hoagie)샌드위치다. 왜 호기냐고? 샌드위치 빵 이름이 호기 빵이라서 호기 샌드위치라고 한다. 샌드위치 빵 안에 들어가는 햄은 각자 좋아하는 것을 골라 선택하면 된다. 나는 살라미, 남편은 콘비프를 선택했고 함께 먹을 수프는 칠리수프로 똑같이 결정했다. 

 

정말 오랜만에 방문 한 것이라 너무나도 맛이 기대가 된다! 😃

블랙보드-메뉴판 세개-토스터기-콜라음료수-있는-모습
메뉴

번호표를 받고 카페 안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번호표를 테이블 위에 세워두면 직원이 알아서 테이블로 서빙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먹고 난 후에도 먹은 그릇을 따로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나가면 직원이 와서 테이블 정리를 한다. 

이름은 카페지만 레스토랑 같은 시스템이다. 

 

오렌지색-테이블 위-철제-번호 3번-모습
3번 

카페 내부 분위기는 오래된 건물을 카페로 리모델링으로 변신이 됐다. 위노나 시내에는 백 년도 넘은 건물들이 아직도 그 모습을 그대로를 유지해 상가를 이어가고 있다.

주황빛-실내분위기-의자-테이블에-앉아 있는-사람들-모습
카페 분위기

미국 전체 주를 다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도심 시내에는 백년도 넘은 옛 건물들을 상가로 사용하거나 아파트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주나 시차원에서 옛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곳에서 이런 건물을 자주 보니 오래됐다고 허물기 보다는 유지하며 살아가며 공존하는 문화가 필요하구나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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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 테이블 

어쿠스틱 카페 이전에는 페스트널(Fastnal) 철물상이 오랫동안 있었다고 한다.  이후, 페스트널은 점점 커져서 다른 부지로 이동을 한 후, 비어 오는 이 공간에 어쿠스틱 카페가 들어왔다고 한다. (위노나에서만 70년 넘게 사신 할머니에게 직접 들었음) 

 

페스트널이라는 회사도 위노나에서 처음 들어봤는데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기업이라고 한다. 위노나에서 사업이 시작 된 만큼 곳곳에는 페스트널 회사나 공장들이 세계에 회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곳 위노나에서 페스트널에 근무하는 사람이 반 일 정도로 위노나를 먹여살리는 아주 중요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천장 위 전등-벽면에는-액자들-독특한-의자-모습
독특한 의자

가게 내부에는 독특하게 도서관 칸막이 같은 의자와 테이블로로 구성이 되어 있다. 칸막이에 편안히 벽을 기대고 앉으니 편하고 비밀스러운 공간에 앉은 듯한 느낌을 준다. 

마루바닥-칸막이-의자-테이블-휠체어-있는-모습
칸막이 의자

 

⨳ 호기 샌드위치를 먹자~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샌드위치가 나왔다. 타원형의 바스켓에 샌드위치가 담겨 나오고 칠리스프는 작은 볼에 가득 담겨 나온다. 오랜만 먹으려 하니 입에 군침이 감돈다! 칠리 수프 위 토핑은 양파나 치즈를 올릴 수 있다. 이것 또한 개인의 선택에 의해 토핑을 올릴 것인지 말 것인지 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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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한국에서는 샌드위치 사먹을 때 햄만 들어가는 걸 먹어만 봤지 다양한 햄이 있다는 걸 몰랐다. 이곳 어쿠스틱 카페뿐 아니라 미국 샌드위치집 어딜 가나 샌드위치 안에는 다양한 햄 종류를 골라서 넣을 수 있다. 마치 서브웨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특별히 살라미를 가장 좋아한다. 나의 입 맛에 딱 맞다! 짭짤하면서 새콤한 맛이 구미를 당기게 해준다.  샌드위치 안에는 꼭 살라미를 넣고 각종 채소들을 다 넣어서 먹는 걸 가장 좋아한다. 

갈색-샌드위치-위-크래커-있는-모습
살라미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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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 샌드위치 속

 

남편은 역시 콘비프를 선택했다. 아직까지 단 한번도 콘비프 햄은 먹어보지 못해 무슨 맛인지 모르지만, 단연 콘비프가 인기가 높다는 건 저 너머 카운터에서 사람들이 모두 콘비프를 주문을 한다. 남편은 1/2 사이즈를 주문해서 샌드위치 두 덩어리가 나왔다. 

갈색-샌드위치-두덩어리-위-크래커-있는-모습
 콘비프 샌드위치 

호기 샌드위치도 샌드위치지만 이 곳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요 '칠리수프' 때문이다. 간 소고기와 콩, 토마토 수프 등을 넣고 각종 향신료로 만들어 정말 맛있다. 먹어보면 어디선가 먹어본 것 같지만 또 어디서 먹어본지 모를 독특한 맛이 난다. 이 칠리수프 또한 이곳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붉은-수프-두그릇-위-양파와-치즈-올려진-모습
칠리스프 

칠리 스프를 반 정도 먹었다면 샌드위치와 함께 나온 크래커를 잘게 부숴서 수프 안에 넣고 함께 떠서 먹으면 좋다. 크래커를 수프에 찍어서 먹어도 좋고 내용물을 올려서 먹어도 좋다. 이 방법 저 방법 다 먹어 보니 나는 크래커를 수프 안에 모두 넣고 한 입에 떠먹는 게 가장 편하고 고소함을 느낄 수 있어서 이렇게 먹는다. 

붉은-수프-안-노란-크래커-부셔-담긴-모습
크래커 넣기 

 

어쿠스틱 카페를 나와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풋볼을 응원하는 젊은 대학생들이 집 블럭마다 모여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좋아하는 이들의 풋볼 사랑이 대단한 스포츠구나를 느끼게 하였다. 덕분에 자정이 넘게까지 이들의 열광하는 소리를(거의 취객) 들으며 잠을 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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