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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이야기

[넷플릭스 다큐영화]"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

by simplicity 2022. 3. 12.

남아프리카 해안 다시마 숲에서 맨몸 다이빙을 하며 만난 바닷속 문어와 인간과의 교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문어와-스노쿨링-고글을-쓴-남자와-수영하는-모습
나의 문어 선생님

 

영화 정보(2020) 

 

  • 감독 : 피파 에를리쉬, 제임스 리드 
  • 촬영 : 크레이그 포스터, 로저 호록스 
  • 배급 : 넷플릭스 
  • 상영시간 : 85분 
  • 수상 : 아카데미 어워즈 베스트 다큐멘터리 등
  • 평점 : 9.6 / 로튼토마토 93%

 

영화 속 이야기 

 

다큐영화의 주인공이자 감독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외딴 해안 끝자락에서 어린 시절 바다수영을 하며 바다와 자기가 한 몸 되었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시작한다.   

 

오랜 기간 해외 생활을 하며 일한 감독은 몇 년 사이 잘 풀리지 않는 일들 속에서 자신도 가족들도 지쳐가다가, 마침내 어린 시절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향 바다로 돌아오면서 대서양의 차가운 바닷속을 맨몸으로 뛰어 들어가기로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감독 자신의 경험 기록기이며, 우연히 바다 깊숙이 문어를 만나면서부터 문어와 감독 자신과의 친밀한 교감을 나누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바닷속 문어와 운명적 만남 

 

감독은 다시마 줄기가 빽빽한,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차가운 대서양 바다를 아무런 다이빙 산소 장비 없이 맨몸으로 다이빙을 시도한다. 파도도 거센 곳이라 수영하기 힘든 곳인데 맨몸 다이빙이라니!!  

 

하지만 감독은 최대한 맨몸이 되어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을 받기 위한 최종 선택이었다고 한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어찌나 이리 겸손한 지 다큐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그가 제대로 생존했을지를 눈여겨보며 보았다.   

 

거친 파도를 뚫고 수면 바다 아래로 내려간 감독은 의외로 고요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운 신세계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 

바닷속-핑크색-해파리가-수영하는-모습
바닷속 해파리

바닷속 여기저기를 탐방하다가 신기한 조개 갑옷인지, 바위인지 모를 정체를 만나게 된다. 

조개-껍질을-둥글게-쌓은-주위로-물고기-헤엄치는-모습
조개갑옷을 두른 문어

 

모래 바닥 한가운데 온몸을 조개로 둘러 감싼 문어가 낯선 물체에 경계 태세를 취한다. (너무나도 똑똑하고 아름다운 문어의 모습에 사실 많이 놀랐다.) 

 

그 이후로 감독은 매일 바닷속을 출근하며 문어의 굴을 찾아내고 문어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문어는 지능이 높은 동물이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교류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어느 순간 감독과 빠르게 상호작용을 한다. 

남자-맨몸-상체에-문어가-붙은-모습
문어와 교감

 

지능이 높은 문어 

 

[문어는 진화 과정에서 껍데기가 사라진 달팽이와 같다. 아주 연약하고 물렁물렁한 동물이라 생존을 위해서는 아주 뛰어난 기지가 필요하다. 

 

학명은 옥토퍼스 벌가리스. 왜문어는 인지력의 2/3가 바깥쪽 팔의 뇌에서 나온다. 생각하고 느끼고 탐험하며 존재의 목적을 실현한다. 문어는 빨판 2천 개를 제각각 움직일 수 있다. 이 문어의 지능은 고양이나 개와 비슷하다. 하급 영장류와도 맞먹는 수준이다.]

 

관찰자인 감독이 찍은 장면 중 최고였던 순간은, 

바로 문어가 두 발로 걷기도 하고, 주변에 떠다니는 다시다 잎의 흐물흐물한 모양을 흉내 내어 뒤뚱뒤뚱 따라 걷기도 한다. 문어의 능력에 감탄사가 쏟아졌다.   

두 발로-걷는-문어-모습
두발로 걸을 줄 아는 문어

 

또 다른 흥미 있는 사실은 무심코 바닷가에서 주워 올린 조개에 구멍이 쏭쏭 뚫려있는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 

 

[문어가 잡는 연체동물들은 사냥하기 꽤 수월하지만 단단한 껍데기에 싸여 있다. 문어는 이런 연체동물을 어떻게 잡아먹는 걸까? 그 비밀은 단단한 껍데기를 뚫는 드릴이 있다. 껍데기에 구멍을 뚫어 뱀처럼 독을 떨어뜨린 후 연체동물의 반응을 살핀다. 개중에는 힘이 쭉 빠지는 연체동물도 있다. 껍데기의 꼭대기에 정확히 구멍을 뚫어준다. 

 

조개-껍질을-손가락으로-집고-바라보는-남자-모습
사냥 천재 문어

 

이 일은 지능이 높은 무척추동물이라 가능한 일이다. 문어는 학습능력과 세밀한 기억력을 자랑한다. 문어는 수천 종의 동물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수백만 년간 물속에서 가동된 거대한 두뇌 같다.]

 

 

문어의 천적 '상어' 

 

어느 생태계에나 천적이 있기 마련이다. 문어의 천적은 상어다. 눈이 어두운 상어는 뛰어난 후각으로 문어가 숨어있는 굴을 찾아내어 문어 사냥을 즐긴다. 

 

첫 번째 공격!

시장기가 온 상어가 문어 사냥에 나섰다. 놀란 문어는 여기 피하고 저기 피하다 굴에 숨지만, 상어의 집요한 공격 끝에 다리 하나가 잘리고 만다. 고통에 시달린 문어는 움직임 없이 굴에서 깊은 잠을 청한다. 

 

일주일 뒤 감독은 놀라운 광경을 발견한다. 

잘려나간 문어 다리 자리에 다시 새로운 다리가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데드풀 영화 장면 같았다. 너무 신기하다!) 

그렇게 몇 달 후 다리는 원상 복귀 돌아와 문어는 예전의 모습을 회복한다. 

작게-말린-붉은-문어-다리-모습
다시 자란 문어 다리

두 번째 공격! 

문어는 사냥 능력도 뛰어나지만, 천적을 향해 숨거나 대항하는 모습은 뛰어난 전투가의 모습과도 같다. 문어는 방어능력을 지능적으로 다시다 잎 속에 자신의 몸을 숨기거나, 상어가 헤엄치기 힘든 얕은 물가 해변가로 올라가 잠시 피신을 한다. 

바위-다시다-위에-있는-문어-모습
육지로 올라와 잠시 피신하는 문어

다시 물로 들어온 문어는 새로운 전략을 짠다. 2천 개의 빨판으로 조개 조각 갑옷을 만든 후 상어를 기다린다. 상어는 신나게 문어를 위, 아래로 흔들어대지만 아무 변형이 없다. 얼마 후, 상황이 역전되어 문어가 상어 등 위로 올라가 상어를 조정하며 놀리고 있다. 정말 문어는 천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상어-등-위로-조개껍질-덩어리가-있는-모습
상어를 놀리는 문어

 

 

나의 문어 선생님과 작별 

 

감독은 문어를 마치 자기 가족과 같이 걱정하는 마음으로 매일같이 바다로 들어가 문어가 잘 지내는지 체크를 했다. 다큐멘터리 보는 내내 애절했다. 

 

생애주기가 6개월~1년 비교적 짧게 사는 문어는 짝짓기 후 알이 부화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자신의 알을 지킨다.  알이 완전히 부화가 되어 떠나보낸 후, 노쇠해진 문어는 결국 최상위 포식자에 의해 마지막 죽음을 맞이한다. 

남자가-문어를-안고있는-모습
문어선생님과 마지막 포옹

감독은 문어와 이별을 하며 "우리도 자원의 일원이다"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감 한 평 

처음 볼 때는 문어에 대한 새로운 발견의 눈으로, 두 번째 볼 때는 감독과 문어와 교감의 눈으로 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감독의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들여다본 바닷속 문어는 마치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개구쟁이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화 속이나 만화 속은 징그럽고 악마 같은 문어 모습이 거의 빌란 수준인 반면, 현실 세계의 실제 문어는 순수하고 세밀하고 섬세한 원래 모습뿐인데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너무 왜곡시켰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떤 상상은 환상적이고 발전적이지만, 또 어떤 상상은 편견과 잘못된 정보로 세대에서 세대로 전파되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전해진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자주 보지만, 나의 문어 선생님 다큐 영화는 특별히 문어에 대한 감정 이입뿐 아니라 오해도 많이 풀게 된 영화인 듯합니다.  

 

다 보고 나서 말합니다. "이제 문어는 영원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ㅠ.ㅠ"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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