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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남편의 미리 크리스마스(Happy Merry Christmas in Advance!!)

by simplicity 2021. 11. 18.

"만지작만지작~" 3년을 그렇게 잡았다 놓았다를 수 십 번 반복하다 드디어 스스로에게 첫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 남편의 이야기이다. 

 

할인의 노예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은 기존의 전통적인 날짜보다 한 달 앞선 10월부터 세일 상품을 각 마트나 몰에서 전시하여 홍보와 판매에 경쟁이 뜨겁다. 정말 점점 가면 갈수록 시장 경쟁이 치열 해지는구나를 느끼는 것 같다. 할인의 노예인 우리 둘은 최근 들어 주말마다 타깃(Target), 월마트(Wal-Mart), 베스트바이(Best Buy) 등을 방문하면서 세일 상품을 노리며 구경하는 재미로 돌아다닌다.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세일 기간이다. 정확한 날짜는 매년 11월 넷째 주 금요일이다. 이날은 11월 네 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다음날이기도 하다. 미국의 기업들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이어지는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에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현재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Black(검다)’라는 표현은 상점들이 장부에 적자(Red ink) 대신 흑자(Black ink)를 기록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1960년대 필라델피아에서 추수감사절 다음날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비유했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다음 백과 인용)

 

남편의  취미생활 

 

남편의 가장 큰 장점 하나 가 있다.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그 물건값이 최대한 많이 세일할 때까지 사지 않고 기다린다. 그의 인내심에 나는 항상 박수를 보내게 된다. 반면, 나는 물건을 흥정하는 재주가 없어서 늘 제 값에 사는 바보지만 남편은 흥정하는 대신 끝까지 기다린다. 최대한 천 원이라도 할인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내가 보기에는 금액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사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남편 기준에는 100원과 200원은 차이가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얻을 때까지 매주 마트에 가서 '물건을 들었다가 만졌다가 놓았다가'를 수 년째 반복하는 걸 좋아한다. 한마디로 그냥 혼자만의 취미인 셈이다.

 

이런 남편 덕분에 나는 늘 같은 장소에, 같은 코너에 끌려다녀야 하는 노고가 있지만, 그런 그의 취미를 존중해주는 편이다. 

 

"남편 : 월마트 가보자!"

 

"나 : 왜 뭐 살 거 있어?"

 

"남편 :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물건이 얼마나 나와있는지 보러 가야겠어~"

 

이젠 놀랍지도  않다. 이건 일종의 남편만의 성지순례와  같은 것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남편이 눈독 들이는 물건들이 컴퓨터나 TV, 운동기구 등 고가의 물건일 거라 짐작을 하실 것이다.

 

이쯤에서 미리 밝히자면 남편은 영화광이다. 1천 가지가 넘는 영화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DVD 코너에서 거의 살다시피 매주 똑같은 것을 보고 구경을 하면서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비교한다. 

 

"나 : 필요하면 하나 사~"

 

"남편 : 아니야~ 지금은 살 때가 아니야! 터무니없이 비싸 그리고 이건 4K가 아니잖아... 등"

 

라며 DVD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는다. 아이고~ 지겨워 지겨워~~  

 

노란색-표지판-아래-DVD가-진열되어-보이는-모습
DVD

 

오늘도 어김없이 DVD를 '만지작'거린 뒤,  크리스마스용 소품과 초콜릿을 파는 진열대로 걸음을 옮겼다. 남편이 또다시 '만지작만지작'하는 물건에서 나는 빵 웃음이 터졌다. 

 

바로 스타워즈 캐릭터 얼굴이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용 컵이었다. 정말 이것은 데자뷔인지 3년 전과 재작년 그리고 작년 모두 같은 장소, 같은 코너에서 같은 물건을 들었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했었던 물건이다.  

 

또 하나 밝히자면 남편은 스타워즈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거짓말 안 보태고 연애와 결혼 합쳐 10년 동안 매주마다 스타워즈와 스타트랙 시리즈를 번갈아 가며 시청하는 사람이다. 단 한 번도 이 영화와 드라마가 질리지 않는다고 하니 나는 진정한 덕후와 살고 있었다. 

 

계속해서 스타워즈 컵을 '만지작만지작' 거리고 있는 남편을 향해, 

 

"나 : 매진되기 전에 지금 사! 크리스마스 시즌 되면 마음에 드는 거 없을 거야."

 

"남편 : 그럴까? 그런데 너무 비싸지 않을까?"

 

금액 표를 확인해보니 $19.99

 

"나 : 겨우 20달러밖에 안 하네.. 뭐가 비싸다는 거야?"

 

"남편 : 디즈니에서 만든 게 아닌데 괜찮을까?"

 

"나 : 요다도 있고~ 루크 스카이 워커도 있고~ 다 있네! 그냥 사~"

 

"남편 : 아직 할인이 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겠지?"

 

"나 : 내가 봤을 땐 이건 이미 할인된 제품 같은데?" 

 

남편이 또 컵세트를 만지작 거리더니 결국에는,

 

"남편 : 그래 살게! 이게 올해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니까 아무것도 안 사줘도 돼!" 

 

흰색-박스 안에-스타워즈-캐릭터-머그컵이-들어있는-모습
스타워즈 머그컵 세트

 

스타워즈 컵세트를 사들고 걸어가는 남편의 입이 귀에 걸린 모습을 보면서 어린애 같기도 하고 철이 없어 보이다가 또 순수해 보이기까지 하다. 나는 한 가지에 오랫동안 공을 들이는 일을 해본 경험이 없어 모르지만, 한 가지에 집중하는 남편의 지구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스타워즈와 핫초코 

 

컵세트와 핫초코가 구성품으로 들어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어 오픈을 해보니, 정말 웃음이 안 나올 수 없는 구성품이다.

 

정직하게 핫초코 6개와 컵 6개! 

6개의-머그컵 안에-하얀색-핫초코-패키지가-들어있는-모습
핫초코와 컵

 

무슨 컵이 돌덩이처럼 무거워서 양손으로 들어 올려야 하는 이 불편한 컵을 보고도 좋다고 하는 남편은 정말 연구대상이다! 

 

+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고 빨리 사지 마세요! 최소 3년 이상은 기다려야 그만큼 누리는 기쁨의 가치가 높아진답니다^^

 

스타워즈-캐릭터-주인공-컵-4개가-보이는-모습
스타워즈 캐릭터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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