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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어른이/문화이야기

'Where are you from?' 질문의 차이

by simplicity 2022. 6. 24.

사람마다 언어의 차이가 약간씩 있습니다. 같은 언어를 쓰더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말의 억양과 표현에 따라 구분되는 아주 미세하고 작지만 실생활에서 겪는 [Where are you from?] 질문의 차이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침대-옷-전등-창문-액자
이스테이트 세일 집에서

 

미국에서 영국식 영어를 할 때 생기는 일 

 

네 우리 집 양반 이야기이면서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집 양반은 백인이면서 미국인이면서도 영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모님이 영국분이셨기에 자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문화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가끔씩 본인도 저도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여기가 미국인지 영국인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어딘가! ㅋㅋ 

 

우리 집 양반이 언제 영국인 기질을 드러내는가 하면은요!

바로 가격 흥정! 자기가 원하는 조건으로 맞춰나가고 싶을 때 꼭 영국식 영어를 구사합니다. 

 

보통(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맥도널드에서 주문할 때, 커피 주문할 때, 레스토랑에서 그리고 이스테이트 세일에서 사용합니다. 최근 이스테이트 세일에서도 직원과 가격 흥정을 하기 전 먼저 영국식 영어로 포문을 열자, 직원이 이렇게 묻습니다. 

 

직원 : 어디에서 왔나요? (Where are you from?)  

 

양반 : 영국이요~ 

 

그럼 그제야  "아~ 영국, 그 나라 너무 좋죠~"라고 멋쩍은 웃음을 던집니다.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음!) 

 

열의 아홉 미국인들은 남편의 영국식 영어를 단 한 번에 못 알아먹고 잠시 버벅 거립니다. 사람 표정을 보면 대충 알지 않습니까? 당황해하는 입술과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동공! 제가 미국 이민 와서 인상 깊게 본 지점이며,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피부와 같은 언어를 구사하더라도 표현하는 영어의 억양이 조금만 달라지면, 바로 '어디에서 왔느냐' 질문을 던져 구분을 짓습니다.(딱 들어도 알 텐데~ 굳이 그 포인트 잡습니다!) (그런데 같은 미국 안에서도 주마다 사용하는 영어 억양이 조금씩 달라서 이런 질문을 자주 하긴 합니다.) 

 

어디 출신인지 파악이 되면 그제야 경계를 늦추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이렇게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고 해서 남편이 원하는 조건을 얻는 건 늘 아니지만 꼭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니, 

 

영국식 영어로 말을 해야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여 잘 들어주고, 원하는 조건도 맞춰준다는 겁니다! 

 

그런 이유라면, 계속 써라~  하지만 맥도널드에서는 말고! 🤣🤣

 

 

북인가요? 남인가요?

 

우리 집 양반과 같이 저도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디에서 왔나요?]입니다. 그런데 가끔씩 뉘앙스의 결이 다른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스트레인저 : 어디에서 왔나요?

 

나 : 한국에서 왔어요! 

 

스트레인저 : 어.. 북인가요? 남인가요?

 

나 : .... 

 

남에서 왔다고  안심하라고 말을 하면 그제야 상대방도 같이 웃어줍니다. 특이한 것은 진지한(또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이런 질문을 세 번 이상 받고 보면 기분이 묘하게 나빠집니다! 처음엔 열심히 대꾸해주다가 이제는 상대의 눈을 보며 굳은 표정으로 남에서 왔다고 얘기해줍니다. 북에서 왔다고 하려다가 꾹 참았지요! ㅋㅋㅋ(가끔씩 농담 치고 싶지만 신고당하지 않을까 싶어  참음!) 

 

뭐~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솔선수범해서 알려줘야 하는 범위도 아니고 개인 상식의 문제이니, 툴툴 털어내고 웃어넘기는 거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가끔 간혹 가다가 그렇습니다. 오해 마시길~!) 

 

 


 

나와 다른 외부인을 만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제일 먼저 질문이  "어디에서 왔나요?"입니다. 당연히 저도 첫 번째로 상대가 누구인지 파악 하기 위해 이 질문을 먼저 묻는 습성이 있죠! 그러나 상황에 따라 기분이 좋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양반에게 매번 이런 질문받으면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지만 불쾌는 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별 신경 안 쓰고 오히려 자신이 미국인이라기보다 영국인이라는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더 각인시킵니다. 정말 두 정체성을 가지고 산다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구나를 느끼며, 앞으로는 "어디에서 왔나요?"를 이야기 중간이나 끝에 사려 깊게 질문 던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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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이 넘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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