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두 걸음 성큼 다가왔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듯 움직이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리는 계절이 왔다.
9월이 시작되면 기대되는 이벤트가 하나 있다.
바로 사과농장에서 판매하는 신선한 사과를 구입하거나 농장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을 해 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사과 따기 체험, 딸기 체험 등이 있지만 미국의 사과농장은 조금 다른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
1년에 딱 9월 한 달! 가을 축제와 같이 사과 축제가 펼쳐진다.
참 좋은 기획이다~ 싶은 것이 별 크게 홍보를 하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찾아온다는 것이다!
마치 일이 아닌 하나의 그들만의 놀이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모습이 사뭇 다른 문화여서 나에겐 아주 흥미롭고 호기심이 있게 비친다.
사과농장마다 대표로 밀고 있는 마케팅이 조금씩 달라서 일부러 찾아가 보는 재미가 있다.
펄거슨스 농장 <Perguson's Orchards>
끝없이 이어지는 사과밭으로 둘러싸인 농로를 계속해서 가다 보면 펄거슨스 농장입구가 보인다.
일단 눈에 뜨이는 건 시원하게 탁 트인 넓은 뷰와 넓은 주차장이다.
입구에서부터 가을느낌의 기분 좋은 색감으로 셋팅되어 있다.
가족들이 정말 많이 와있다. 어린아이들의 호쾌한 소리가 즐겁게 들린다.
벌써부터 주황빛으로 잘 익은 호박들이 바닥에 놓여 있는 모습이 귀엽다.
다음 달이 벌써 할로윈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
오래된 농장의 모습을 보여주듯 오래된 농기구 전시가 전원적이면서 편안함을 준다.
나무에 긴 줄을 매달아 놓고 아이들이 매달려 그네처럼 왔다 갔다 놀고 있네요~
재미있겠다~ 😃
빨간 페인트로 칠해진 펄거슨스 과수원, 마치 사과를 연상하게 한다.
메인센터에는 사과를 직접 살 수 있다. 즉, 사과체험을 하지 않고도 사과만 사서 가도 된다^^
다양한 종류의 소스나 오일 등 가정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도 벌써 판매되고 있다.
애플 어썸 파크는 입장권을 구매해야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10이고 입장권 팔찌를 착용을 해 구분해주지만, 입장권이 굳이 없어도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는 있다. (우리는 입장권을 별도 구매하지 않았다.)
어트랙션 지도는 어린아이가 손그림을 그린 듯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제작이 된 것 같다.
한 눈에도 잘 들어오고 좋은 것 같다. :)
창고 또는 마구간(Barn)을 개조하여 사과도 팔고 베이크도 팔 수 있게 꾸며놓았다. 무언가 색다르고 이쁘다.
내부는 나무 냄새가 진하게 느껴져 모든 자재가 오래된 것들 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좋았다.
미국의 농장 창고들은 굉장히 커서 주택으로 개조해서 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창고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여름-가을 시즌에만 운영하는 피자 팜(Pizza Farm)이라는 것도 있다. 이 또한 농장 창고를 개조해서 피자와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여름 시즌 가족들 나들이하기에 좋은 또 하나의 이색적인 이벤트이지 않을까 싶다.
사과 농장 규모가 큰 지, 진열된 사과도 많고 크고 맛있어 보인다.
펄거슨스 농장의 장점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사과 따기 체험을 하는 사람보다 내부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하다.
사과밭이 '메인'이지만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한 이유로 사과를 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아래에서 어트랙션 체험하거나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 먹으며 쉬기 위해 이곳으로 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선택해 주말을 즐겁게 보내면 되는 것이다.
쉰다는 건 이렇게 쉬어야 한다. 어떠한 일정과 시간에 쫓겨 달려가서는 절대 휴식이 될 수 없다.
어트랙션은 어린이들이 정말 좋아할 체험들로 가득하다.
마치 농장 체험하듯 이색적이고 이질적이지 않아 좋았다.
오리 호수, 오리 레이스, 웨건 타기 체험, 옥수수미로 등 다양한 체험 등이 있다.
농업에 관련된 아이템으로 가족친화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다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처음 보는 것이다.
마치 볼풀장에 뛰어 들어가 노는 것 같은 느낌을 착안해서 가져온 것 같다.
공 대신 옥수수알로 채워 풀장을 채워 옥수수 풀장 같은 느낌을 만들고자 한 것 같다.
아이들이 점프하는 느낌은 안 나는지 몇 번 뛰다가 다들 멈춘다. 🤣 하지만 표정은 모두 밝다.
엄마들이 모두 모여 아이들 사진 찍어 주느라 바쁘다.
미국에서는 농업용 트랙터 등을 판매하는 회사 중, 존 디어(John Deere)가 유명하다.
미국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보던 농업용 큰 트랙터 장면이 기억날 것이다. 정말 그런 어마 무시하게 큰 트랙터들을 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큰 트랙터들이 어린이용 미니 트랙터로(아마 잔디 깎기용) 변신해 아이들이 페달을 밟아 운전하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정말 미국이기에 가능한 연상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과도 사고 사과파이도 사서 오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농장 한 바퀴만 둘러본 채 발길을 돌아서야 했다.
오래간만에 가을 느낌도 받고 미국 가족들이 가을을 어떻게 체험하는지 눈으로 보고 나니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였다.
'Dail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 오픈한 메카코인빨래방에서 겨울 이불빨기 (0) | 2021.09.22 |
---|---|
산책 중 만난 거북이 (1) | 2021.09.21 |
위노나에서 유명한 수제 아이스크림 방문 (2) | 2021.09.14 |
스포츠 매장 쉴즈(Scheels)를 방문하다 (1) | 2021.09.12 |
프레리 아일랜드 파크(Prairie Island Park)에서 첫 캠핑 후기 - 첫째날 (2) | 2021.09.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