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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자동세차 경고문구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

by simplicity 2022. 2. 28.

아침 일찍 어디선가 "짹짹"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지?'라고 밖을 내다보니 작은 새들이 날아와 지저 기는 소리가 들리지 말입니다.  겨울이 되고 처음입니다. 

 

조용하고 적막한 겨울 날씨도 이제 항복하고 물러날 듯합니다. 반가운 새소리에 아침부터 기분 좋은 날 세차를 하면서 깨닫게 된 우리의 실수담을 이야기해드리려 합니다. 

 

 세차하다가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자동차 때를 벗기러 나왔습니다. 겨울 내내 눈과 도로에 뿌려진 염화 소금으로 인해 더러워진 차를 세차를 할 때가 된 것이죠! 

 

추운 지방에 살면서 알게 된 것은, 이렇게 화창하고 날씨 좋은 날에는 모두 세차하려는 차량이 어마 무시하게 줄을 섭니다. 길게 기다릴 때는 40분을 기다린 후에야 세차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날씨 좋은 날은 자동세차'하기 좋은 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은 다행히 20분을 기다린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흰차-검은차-세차장에서-정차중인-모습
세차장 기다리는 줄

 

미국은 손세차보다 자동세차장이 더 많고 편리합니다. 세차 옵션도 "터치 프리(Touch Free)와 소프트터치(Soft Touch)" 두 가지가 있습니다. 터치 프리는 말 그대로 물로만 세차를 합니다. 강력한 물줄기 세례를 받으며 곳곳을 청소해주니, 차량의 스크래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벽에-달린-CCTV와-세차장-셔터가-닫혀진-모습
세차 코드 입력하기

 

하지만 저희 차는 엄청 더럽기 때문에 소프트터치 세례를 받을 예정입니다. 엄청나게 큰 솔이 차량 곳곳을 박박 문질러주는 기능을 써야 '깨끗이 청소했다~'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죠! 

 

세차 코드를 넣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며 문득 저 빨간 박스 안에 있는 경고문구를 읽다가 화들짝 몇 년 전 우리가  실수한 것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마크사에서는 세차하다가 생긴 차량 안테나, 차량 선반 등으로
생긴 손상에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벽에-CCTV와-하얀색-패널-문구가-달린-모습
4년만에 읽은 경고문구

 

 

안테나에 목숨을 걸은 우리 

 

저희가 지금 타고 있는 현재 차는 시어머니로부터 양도받은 차입니다. 보험료와 이전료만 내고 거저 공짜로 받은 차입니다. 그렇다 보니 한 1년간은 조심하면서 타게 되었죠!  

 

우리가 겪은 조금 부끄러운 실수가 일어난 때는 차를 양도받고 1년도 안된 때 일어났습니다. 

 

여느 날씨 좋은 겨울, 주유소에 자동세차를 하러 갔습니다. 우리는 소프트 터치 기능을 누르고 세차를 하면서 화려한 세차 비누에 들뜨는(초보) 마음에 신이 나 호들갑을 떤 후, 세차를 마치고 차를 보는데 뭔가 있어야 할 곳에 허전하게 사라진 것이 보여 배상을 받기 위해 주유소 안으로 당당히 들어갑니다. 

 

보라색-노란색-초록색-흰색-거품이-보이는-모습
세차 거품

 

사라진 것은 바로 오른쪽 앞쪽 '라디오 안테나가 쏙~ 사라진 겁니다.' 2008년식 조금 오래된 차다 보니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요 안테나가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라디오를 즐겨 듣는 게 아니라, 시어머니가 라디오를 즐겨 들으니 안테나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은 후 양도받았기에 저희에게는 이 사안이 엄청 크게 다가왔지 말입니다! 

 

주유소 카운터에 들어가서, "세차를 하다가 너희 세차 브러시가 우리 차 안테나를 부서뜨렸으니 안테나 값을 달라고" 당당히 요구합니다. 

 

당연히 주유소 카운터 직원은 우리를 황당하게 쳐다봤고 파도타기 하듯 직원 옮겨 받은 후, 마지막으로 남은 나이가 많으신 점장 같으신 분이 나타나셔서 보험 서류에 우리 인적사항을 적고, 자동차 안테나가 부서진 것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적었습니다. 

 

인상 좋으신 그분은 우리를 진정시키며 곧 연락을 주겠다며 천 원짜리 커피 하나씩 손에 쥐어주고는 우리를 빨리 돌려보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

 

그 이유는 4년이 지난 후에야 우리는 깨닫고 맙니다! 

이 중요한 세차 경고 문구를 4년 만에서야 읽은 우리의 중대한 실수를 깨닫고 맙니다. 

 

어떠한 경우가 됐든 '자동세차를 이용하며 생긴 문제는 세차 회사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고 하니, 4년 전 우리가 요구했던 안테나 값 물려달라고 투쟁했던(거의 독립투사 수준)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아 보였던지.. 부끄러움이 확 몰려왔습니다. 

 

+

 

사람은 누구나 이런 실수를 겪으며 성장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다음부터 어딜 가든 경고문구를 꼭 무시하지 말고 읽어야 한다는 걸 세차를 하면서 깨닫습니다. 당시 억울하고 당당했던 우리 모습을 회상해보니, 다시 한번 이불 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에피소드라 생각됩니다. 

자동세차장에서 생긴 불상사는 모두 차주의 몫입니다. 

 

앞유리 소프트 터치 세차하는 모습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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