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사하느라 새해 인사도 포스팅 복귀도 많이 늦어졌습니다.
새해에는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들 모두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두 손으로 두 발로, 원시적이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우여곡절 이사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최대한 시간순으로 기억을 나열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셀프 이사가 이렇게 '위험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구나'를 깨달은 경험을 담아,
미국의 와일드한 대환장 이사 체험기를 2~3편 시리즈로 나눠 소개하고자 합니다 :)
◤ 안 좋은 징조 1 ◢
미국에 살아서 좋은 점도 많고, 힐링이 되는 부분도 많지만
정말 싫은 게 하나 있다.
바로 지긋지긋한 겨울의 눈과 추위가 너무 싫다.
미드웨스트 미네소타주는 눈으로 유명하다.
미네소탄들의 하소연을 들어보자면,
미네소타 아래에 위치한 아이오와주와 위스콘신주가 양옆, 밑에서
추위를 모두 미네소타로 몰아주어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는다.
실제로 지도상 중간에 끼인 것 치고는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편이다.
- 이사 가기 이틀 전 -
예보와 달리 눈이 많이 내렸다.
눈보라까지 필요 없는데, 거칠게 하루 종일 내렸다.
작년과 재작년 12월 말에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서
괜찮겠지... 했는데,
행운의 여신은 잠시 휴가를 떠났나 보다... ㅠ
눈 오는 날 이사라니!!
예전에 폭설 다음날 아파트로 이사하는 집을 봐서 그런지
눈 오는 날만은 피하자고 다짐했건만,
그게 우리 운명이 될 줄은 몰랐다.
걱정이 되고 긴장이 된다.
◤ 이사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
이전 포스팅에서도 예고했듯이,
우리는 초고속 주택 구입을 했다.
그 이유는 아파트 렌트비가 2022년 1월부터 두배로 올라서
한 달 주택 대출비를 갚는 값과 맞먹었다.
그래서 겨울임에도 불구 감수하고
주택 구입을 빨리 결정했고,
12월 30일 날 가구와 짐을 대부분을 옮기고
12월 31일 아파트 키 반납과 청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틀간 대대대대혼란/환장이 벌어집니다!)
- 이사 당일 아침! -
파이널 워크 쓰루와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나 1시간을 운전해서 달려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역시 눈이 내린다.
미국 주택 구입과 이사의 특이한 점은,
파이널 워크 쓰루를 보통 이사 당일날 하며,
이전 집주인도 계속 상주를 하고 당일날 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집을 비우고 들어가고가 당일날 모두 이뤄진다.
당연 우리가 파이널 워크 쓰루 체크를 할 때는
그들은 모든 짐을 철수하고 떠난 상태였다.
(집 구매 과정 중, 집주인과는 절대 만날 일 없으며, 부동산 중개인 또는 브로커가 중간 일처리를 돕는다.)
집 곳곳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집에 하자가 있거나, 이전에 우리가 요청한 수리사항을
제대로 고쳐놓지 않았다면, 당일날 집 구입을 엎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그 상황이 된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기는
가끔(아주 가끔) 그런 상황 벌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집 구매 당시, 지하 방 두 개 창문에 물이 새어서 방을 전면 수리 중이었었다.
다행히, 공사가 잘 마무리되어 별 문제가 없어서 다행 중 다행이었다!
파이널 워크 쓰루(Final WalkThrough)
: 주택 구매자가 최종 클로징 하기 전, 마지막으로 집 곳곳을 점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파이널 워크 쓰루를 통해 구매자와 부동산 중개인이 집 곳곳을 다시 살펴보며, 판매자가 집에서 가져가면 안 되는 물건을 가져가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당일날 아침, 집에 달린 모든 커튼을 가져가서 너무 황당했다. 사전에 가져가겠다고 약속한 것이 아니라면, 집 안 벽에 달린 모든 것은 새로운 구매자의 소유라 한다.)
파이널 워크 쓰루 체크가 끝나면
이제 계약서를 체결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로 이동해야 한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남편과 나의 운전면허증,
그 외 본인이라고 입증할 수 있는 또 다른 신분증을 승인 후,
계약서 작성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드디어 변호사가 테이블에 앉아서
아주 많은 양의 페이지와 빠른 말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급한 그녀의 마음과 달리,
시작부터 내가 문제가 되었다.
바로 소셜 시큐리티 넘버 카드를 까먹고 안 가져온 것이다.(기억력이 금붕어 수준..)
혹시나 핸드폰에 찍어놓지 않았을까 하고 체크하다 보니, 10분 이상 시간을 까먹었다.
다행히, 당일 안으로 번호를 알려주면 문제없다고 해서
결국 민망하고 부끄러운 계약서 사인을 마무리했다.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 미국 사회보장법 법령을 근거로 미국 연방정부가 미국 시민권자, 미국 영주권자, 합법적 이민자 및 기타 합법적 거주자(장기 근무, 유학 등)에게 부여하는 9자리 숫자이다.
계약서 작성은 20분 안에 설명과 사인이 모두 끝나서
긴장한 것과 달리 너무 허무하게 끝이 났다.
카피된 계약서와 집 키를 모두 받고 다시 이사할 집으로 돌아와
아파트에서 가져온 짐 일부를 집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허겁지겁 11시까지 렌트 트럭 차를 받기 위해 이동을 했다.
이번 이사에 큰 도움을 줄 "여동생네 부부"도 함께 픽업해서
유-홀(U-Haul) 매장으로 향했다.
◤ 쓸데없는 허세 ◢
미국은 셀프 이사가 대체적으로 흔한 관례이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 지인의 도움 없이는 이사를 할 수 없다.
우리나라처럼 이사대행업체를 잘 이용하지도 않으며
이사 인력 비용도 어처구니없이 비싸다.
(알아본 이사업체로 "투 맨 인 어 트럭(Two man in a truck)"은 2명의 인력만 파견하며, 1인 1시간당 20만 원정도 인건비가 소요되며, 이동 이사 장비도 우리 측에서 모두 제공해줘야 한다.)
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유-홀(U-Haul)이라는 렌트 트럭 차를 많이 이용한다.
그래서 거리 곳곳에 주차된 유-홀 트럭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직접 운전하고, 직접 짐을 싣고 옮기고, 직접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대여도 엄청 쉽고, 면허증 점검이나 시스템도 까다롭지 않다.
- 이사 하루 전 -
남편이 트럭 운전에 대해서 걱정을 계속 내비쳤다.
그래서 내가 위로로,
나 : 트럭 운전 오히려 쉬워~ 시야 확보도 잘 되고, 천천히 달린다고 해서 아무도 해치지 않아~ 오히려 피하지!
남편 : 그건 아는데.. 한 번도 운전해 보지 않아서..(걱정스러운 눈빛)
나 : 나 한국에서 1종 보통 면허 운전자야~ 트럭 운전 경험 있는 여자라고~ 내가 대신 운전해줄까?(농담이었는데..)
남편 : 응!!(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해서,
내 몸집보다 10배나 큰 트럭을 1시간을 운전해서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다.
한마디로,
요 촐싹 맞은 내 입이 결국 그 값을 치르고 말았다..
- 다음 에피소드는 2부에서..
+_+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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