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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강에서만 운항하는 크루즈를 아시나요?

by simplicity 2021. 9. 2.

아메리칸 더치스 크루즈(American Duchess Cruise) 

 

어느날 지역 정보지에서 아메리칸 더치스가 정박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나는 정박하는 시간에 맞춰 레비 파크(Levee Park)로 향했다. 

 

토요일 오전, 우리는 레비파크에 오전 늦게 도착을 했다. (레비 파크는 위노나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공원으로 미시시피 강이 흐르고 있어 배를 정박할 수 있는 생활형 중심 공원이다.) 

맑은 하늘과 산뜻한 여름 공기 덕분인지 공원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탄성을 질렀다. 

 

나 : "저게 도대체 뭐야?" 

 

남편 : "어메리카 더치스 크루즈, 옛날식 스팀보트야. 세계 2차 대전 전까지 미국의 부자들이 애용했던 여행용 크루즈야!"

 

나 : "스팀보트? 그게 뭐야?" 

 

남편 : "배의 중심 동력을 증기선으로 운행하는 것을 말해, 위에 두 개의 큰 파이프가 보이지? 저기 굴뚝 위로 연기가 올라와~저걸 보면 보통 스팀보트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어."

 

나 : "아~~~~!"

 

증기선으로 운행하는 배라는 것도 처음 봤지만 여행선이 위노나에 도착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코로나로 인해 크루즈업이 쉬는 줄 알았지만, 다행히 다시 운행이 재개 된 것 같았다. 

 

배의 겉 모양만 봐도 약간 고풍스럽고 오래된 느낌이 나는 배였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배의 모습과 달라 신기하다. 알고 보니 이 크루즈는 24시간 안에 위노나 레비 파크에 정박하여 관광객들이 위노나를 여행하는 것을 말했다. 그제야 나의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는 배 안에도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밖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어메리칸 더치스 크루즈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이 크루즈는 강에서만 운항하는 여행선으로 강에서 운항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실 나는 배에 대해 잘 알 지 못해 모든 배는 바다와 강을 다 사용 가능한 지 알았는데, 아니라는 사실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스팀보트는 처음 미국에서 17-18세기즈음 개발되어 강과 강 사이 수로로 큰 짐을 옮겨 나르거나(오늘날 택배와 같은) 여객선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미국 개척 이후 미국 육로에 기차선이 생기기 이전에, 수로 교통을 이용한 이동 수단인 스팀보트는 아주 중요한 민중의 발이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남편의 생각에는 어메리칸 더치스 크루즈는 10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배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잘 타지 않는다고 한다. 그 사실의 입증은 최근 위노나 레비 파크에 개인용 선박들이 장기간 정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안에서 잠도 자고 요리도 하며 장기간 배 여행을 하며 여러 도시에 짧게 정박하는 해상 노마드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인다. 아마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다양하게 만들어가는 것 같다.  순간 우리는 너무 작은 세상에 갇혀 사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커다란 패들 휠(Paddlewheel)

배의 뒷부분으로 이동을 했을 때 배 선미에 달린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커다란 패들 같은 것이 장착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서 남편에게 물었다. 

 

나 : "이건 왜 달려 있는거야?" 

 

남편 : "패들휠이야(It's a Paddlewheel). 이게 프로펠러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어, 이 스팀보트는 동체가 약하기 때문에 패들 휠로 에너지를 얻으면 연료를 아낄 수 있다고 해." 

 

물레방아가 연상되는 패들휠은 엄청나게 컸었다. 물 위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연상해 보니 물길 위에 큰 파도가 일렁 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객선과 관광버스 
크루즈의 크루들

 

아메리칸 더치스는 한때 미국들에게 인기 있는 여객선이었다고 한다. 과거엔 보통 의사나 변호사 등 부유층이 이용했다고 한다.  

여행루트는 보통 미국의 미시시피, 오하이오, 테네시, 컴벌랜드, 시카고 강을 루트로 운항하여 작은 도시에 정박하며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큰 강 하면 미시시피 강이다 보니, 미시시피 상/하류 강을 다 운항하면 몇 주는 걸릴 것 같다. 

 

도시에 정박을 하면 관광버스도 같이 제공되어 도시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이 되는 것 같다. 

나는 한번도 크루즈쉽을 타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신기하고 호기심이 넘쳤다. 

그저 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크루즈 여행객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세히 보면 오래된 배라는 것이 육안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오래된 배를 유지하고 기억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삶도 배울만하다. 낡았다고 쉽게 버리지 않고, 쉽게 갈아엎거나 새것으로 바꾸지 않는다.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그 시대적 정신을 이어 가려는 모습에서 그들의 무한 인내심과 자부심에 또 하나를 얻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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