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성표1 [박완서 시] 시를 읽는다 시를 읽는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일부 발췌(현대문학, 2010) 그림 삽화가 서정적이고 감성적이게 그려진 시집입니다. 전자책으로 읽었지만 시집의 그림 때문이 아니라 시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골라봤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시는 잘 읽지도 팔리지도 않기 때문에 시를 왜 읽어야 하는지가 잘 표현된 듯합니다.. 2022. 1. 29. 이전 1 다음